[63호]2020 로보월드
로봇 관련 전시회 중 올해 전 세계 최초로 개최된 전시회
2020 로보월드
글 | 박진아 기자 jin@ntrex.co.kr
지난 10월 4일간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2020 로보월드가 개최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 산업진흥원, 제어로봇 시스템학회의 공동 주관으로 진행된 2020 로보월드는 총 400여 부스의 국내외 로봇 관련 기업 150여 곳이 참가하였다.
제조, 물류, 서비스, 드론, 스마트 응용 SW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어 각 분야에 맞는 최신 제품, 기술 등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시회로 온라인을 통해서도 해당 전시회에 출품된 제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으며,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통해 재미와 볼거리가 가득한 전시회를 만들었다.
로보월드를 방문하자마자 좌, 우로 열을 맞춰 움직이는 로봇암들의 모습에 발길을 멈추게 되었다. 이곳은 제조용 로봇 전문 기업 로보스타의 부스로 산업용 로봇 RA004, RA007가 관람객을 대상으로 움직임을 시연하고 있었다. 초소형 다관절 로봇인 두 로봇은 고성능, 고기능 범용 로봇으로 조작이 간편하고, 사용이 용이하며, 완벽한 제어 능력으로 높은 제품 신뢰성이 특징이다.
가반 하중이 4, 7kg인 두 로봇에는 충격감지 및 힘 제어 등 협동 로봇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펜스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당 로봇은 현재 각종 안정 인증 취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향후 2년 내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길을 끌은 또 다른 곳은 로봇암을 이용하여 촬영을 진행하고 있던 레인보우 로보틱스 부스였다.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카이스트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휴보랩에서 창업된 벤처기업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인 HUBO에 대한 모든 기술과 상표권을 갖고 있는 로봇 개발 회사이다. 특히 레인보우는 감속기를 제외한 핵심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 및 생산하는 기술 기반 회사로 다른 협동 로봇 제조사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시된 제품은 작업자와 함께하는 협동 로봇 RB 시리즈로 기존 제품과 달리 부품의 내재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췄고, 고객 요구 사항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기반 하중은 5Kg, 10kg, 3kg으로 작업반경, 중량에 따라 필요 로봇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스튜디오 촬영을 시연하고 있었는데 기존에 생각했던 로봇의 움직임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섬세했으면 다양한 촬영 기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발전한 로봇 기술력에 감탄하였다. 또한, 서비스 시장에서 협동 로봇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작된 음료 제조 로봇 믹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함께 전시하였으며, 이 믹스 플래폼은 이미 여러 장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신재생에너지, 제조 장비 공급업체인 제우스에서는 다관절 로봇인 제로, 스카라 로봇, 직교 로봇, 델타 로봇 등을 전시하였다. 주요 모델인 제로(ZERO)는 2019년도에 제우스 최초의 6축 다관절 산업용 로봇으로 가반 중량 5kg로 Pick -and-place, PCB 조립 및 비전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를 위해 설계되었다. 산업용 로봇으로 높은 수준의 ±0.02mm 반복 정밀도를 구현하며, 모듈식 설계로 유지 보수 비용을 줄이고, 낮은 소비전력(250W), 사용성 좋은 PC 기반 프로그래밍 등 산업용 로봇 장점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이 밖에 새로운 주력 제품인 스카라 로봇은 가반 하중 4Kg, 무게 16kg으로 중공축 모터 적용으로 컴팩트한 구조를 구현,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10마이크론 즉 0.01mm의 정밀도를 제공하며 모터 및 감속기 등이 모듈화된 제품이다. 또한, 이미지에 나온 제품은 델타로봇으로 27Kg의 가벼운 무게로 기존 공정에서 라인을 멈추거나 개조할 필요 없이 즉시 설치가 가능하고, 무급유 베어링 기술을 채택, 기존 스프링 방식의 마모 등 여러가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의 다양한 분야에서 최근 빠르게 활용도가 높아지는 분야는 물류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시장에서 가장 많은 눈길은 끈 것도 물류, 배송, 서빙 로봇이었다.
먼저 전시회장 곳곳을 누비며 신문이나 손소독제를 전달하는 트위니의 따르고 로봇을 만날 수 있었다. 따르고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추종 로봇으로 대상의 색깔, 크기, 위치, 모양 정보 등을 기반으로 대상을 따르는 로봇이다.
다음 나르고는 자율 주행 로봇과 추종 로봇을 결합한 형태의 기차로봇으로 선두의 자율주행 로봇이 이동하면, 추종로봇들이 그 뒤를 차례대로 따라 이동한다. 나르고60은 QR코드, 비컨, UWB 등 인프라가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 로봇으로 좁고 복잡한 실내 공간 어디에도 적합한 운송로봇이다. 최대 2시간 충전으로 8시간 사용이 가능하며, 1.2m/s 속도를 가진 나르고 60은 대형 사무실, 택배, 우편, 물류창고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로봇 시스템과 자율 주행 로봇을 개발 및 공급하는 시스콘에서는 물류 이송 로봇 SR 시리즈 및 IM을 선보였다.
시스콘의 자율 주행 로봇은 360도 라이더 센서를 이용하여 주변 감지, 장애물 감지를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고정된 경로 또는 최적의 경로를 운영자가 선택할 수 있어 작업의 유연성, 효율성 극대화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SR 시리즈는 자율 주행 이송 로봇으로 컨베이어, 팔레트타입,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와 같이 협업할 수 있고, 딜리버리 서비스 로봇인 IM시리즈는 안내, 서빙, 관리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 서비스 모듈 장치를 결합할 수 있다. 즉 다양한 목적에 따라 상부 모듈 및 소프트웨어 변경이 가능하다.
특히 IM 시리즈는 창의적이고 혁신기술을 인정받아 2020 로보월드 어워드 우수 제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LG 유플러스 부스에서는 물류 창고를 옮겨 놓은 듯한 대형 부스에서 다양한 이동식 물류 로봇 등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참여한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지게차 업체 클라크, 물류 자동화 업체 케이엔, 인공지능 기반 물류 솔루션 업체 무샤이니 등과 5G 기반 무인 지게차-물류 로봇 등을 선보였다.
5G 무인 지게차는 관리자 없이 무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10mm의 정밀한 위치 측위는 물론 한 명의 작업자가 최대 50대까지 동시 제어할 수 있다. 5G 물류 로봇은 공장이나 물류 센터 내 보관을 위한 운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하여 물류 처리 시간을 줄여 빠른 입출고 관리가 가능하다.
로봇용 충돌, 근접 감지 안전센서 개발 전문 업체인 에이딘 로보틱스에서는 4족 보행 로봇 에이딘을 시연 및 전시하였다. 에이딘은 로봇의 다리가 지면에 닿을 때의 힘을 정확히 측정하는 다축 힘 토크 센서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네발로 다닐 수 있으며, 바퀴형 로봇이 갈 수 없는 곳까지도 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에이딘 로보틱스의 힘 토크 센서는 외부 충격에 강인하여 내구성이 보장되며, 3축 힘과 3축 모멘트 모두 측정이 가능한 6축 힘 토크 센서이다. 힘 토크 센서를 통해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거나, 짐을 옮기거나, 차를 끄는 등 다른 사물들과 상호 작용이 가능하며 다양한 측정 장비를 탑재해 영상 촬영 또는 데이터 수집 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함께 선보인 듀얼모드 근접 촉각 센서는 필드 센싱 기술인 메소 스케일의 변화를 감지해 자동화 공정 라인에서 작업자와 로봇의 출동을 사전에 방지해 준다.
자율 주행 솔루션 업체 코가플렉스는 인식-제어 기술과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코나 시스템이 탑재된 서빙고 로봇을 전시했다.
서빙고는 키스트, 우리 로봇과 협력해 개발됐으며, 카메라와 위치센서로 공간을 파악하며 미리 입력된 알고리즘에 따라 행동한다.
일반 서빙 로봇이 식당 천장이나 테이블, 벽 등에 주행로봇이 인식할 수 있는 표식을 붙여야만 실내 주행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표식 없이도 자율 주행으로 길을 찾을 수 있는 차별점이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로봇암, 이동식 로봇 외에도 사람의 건강관리와 정서 안정을 지원하는 로봇들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헬스케어 로봇 중 먼저 로보 케어 부스의 실벗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보케어는 KIST 1호 출자 회사로 설립된 기업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치매예방 로봇 인지훈련 시스템 실벗과 일대일 개인형 인지훈련 로봇 보미를 소개하였다.
실벗은 그룹형 인지훈련 시스템으로 고령자 및 치매 위험이 있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로봇을 이용한 두뇌향상 콘텐츠를 제공해 뇌 기능 활성 및 치매예방에 도움을 준다. 최대 12인이 동시에 훈련이 가능하며, 치매, 우울 검사 수행 및 학습 수준에 따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미는 I, II 2종으로 개인형 로봇과 탁상형 로봇 선택이 가능하고, 탁상형 로봇은 이동형 인지 훈련 데일리 케어 로봇이다. 이 역시 난이도 조절이 가능한 다양한 두뇌 콘텐츠를 통해 인지훈련이 가능하며, 응급 콜 서비스 및 복용약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이중 실벗은 이번 전시 우수 제품으로 선정되었다.
실벗과 보미가 인지훈련을 도와줬다면 티로보틱스의 Healbot-G는 KIST, 아산병원과 협력하여 마비 환자, 뇌졸중 환자의 보행 재활에 전문적인 도움을 준다.
티로보틱스는 진공로봇, 자율 주행 이송로봇뿐만 아니라 재활 및 근력 보조 용도의 외골격 로봇을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으며 재활로봇은 두 가지로 Healbot-T와 Healbot-G가 있다.
Healbot-T는 뇌졸중 환자의 초기 보행운동 능력 회복을 위한 Treadmill 타입의 보행 보조 로봇으로 실제적인 보행운동 구현을 위한 14축 자유도가 지원되는 외골격 로봇이다. 사진 속 제품은 Healbot-G로 편마비 환자의 보행 행태를 지원하기 위한 Overground 타입의 외골격 보행보조 로봇으로 단계별 근력 보조 조절이 가능한 4축 외골격 로봇이다. 간편하게 조절 착용이 가능한 프리 피팅(Free-Fitting) 구조로 STS(Sit to Stand), 균형 및 보행 연습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다이나믹케어서는 최대 근력 측정 및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파워 로그 제품을 직접 시연하였다.
파워 로그는 사용자가 발휘하는 힘에 대해 3/100SEC에 한 번씩 능동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최대 근력(1RM)을 끌어낼 수 있다. 또한, 측정된 부위별 1RM은 DB에 저장되며,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계산 및 제공된다.
APP으로 제공된 운동 프로그램은 키오스크에 자동 전송되어, 별도의 입력 없이 개인 맞춤형 운동을 POWER LOG를 통해 실행할 수 있으며 모든 데이터는 저장되어 운동 스케줄 관리를 도와준다.
이 제품은 트레이너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고, 5단계 안전장치로 스스로 운동할 때 바벨, 덤델 등을 통해 다치는 것을 방지해 주는 특징이 있다. 이 제품은 재활센터, 운동센터 등에 설치하여 사용하거나 개인 운동기기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헬스 케어 로봇은 고령화에 따라 관리 인력의 문제를 해결하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의료, 개인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술발전과 실제 적용이 더욱더 기대되는 분야이다.
코로나로 인해 이번 전시회 방문이 조심스러웠으나, 입구에서부터 열 체크, 신원확인, 음식물 섭취 금지, KF-80 이상의 마스크 착용도 감염 예방 수칙이 잘 마련되어 있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전시도 간혹 있으니 구독자분들이 전시회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일정과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 등을 사전에 확인해보고 방문하기 바란다.
올해 세계 처음으로 열린 2020 로봇 전시회는 많은 관람 제약과 시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관람 내내 볼거리가 많았으며 산업, 의료 분야의 전문 로봇뿐만 아니라 교육용 코딩 로봇, 라이다, 드론, 산업용 모터 등 완제품 및 부품 모두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정부에서도 앞으로 로봇 분야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니 더욱더 발전하는 로봇 산업, 로보월드 전시회를 기대하며 2020 로보월드 관람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