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업체탐방 – 전익성 제이씨넷 대표
업체탐방
전익성제이씨넷 대표
취재 | 이용동 책임기자 bluelyd@ntrex.co.kr
1년 동안 디바이스마트 매거진의 “너무 쉬운 아두이노 DIY” 코너를 통해 더욱 알찬 디바이스마트 매거진으로 만들어주신 신상석 제이씨넷 연구소장님과는 이메일로, 유선 상으로는 자주 연락을 주고 받았지만 실제로 뵙는 것은 이번 인터뷰가 처음이었다. ‘꼼꼼하고 친절한 강의를 써주시는 분은 어떤 분일까?’ 하는 호기심과, 2012년 2월에 출시된 JMOD-128-1 제품이 아직 까지도 절찬리에 판매 중이라는 사실에 ‘이런 제품을 기획하신 분은 어떤 분일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간 제이씨넷의 대덕 테크노밸리 사무실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복잡하지 않고 여유를 머금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는 Slow-Food 같은 제품, 그리고 기업. 제이씨넷의 전익성 대표님과 신상석 연구소장님을 함께 만나보았다.
그럼 먼저 전익성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디바이스마트 매거진 독자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익성 대표님 : 안녕하세요, 디바이스마트 매거진 독자 여러분, 제이씨넷 전익성 대표입니다. 저희 제품을 애용해주시는 대학교수님들, 학생들, 일반인들도 많으실텐데,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이씨넷 전익성 대표님 |
최근에 새로 이사 오신 대전 대덕 테크노밸리 사무실은 어떤가요?
여기는 저희 협력/조력 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그 전에 비해서는 저희가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과정에 필요한 캐드 작업, 테스트 작업 기타 다양한 방면에 있어서 훨씬 유리한 곳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일을 하는데 있어서 협력 업체들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다보니, 2004년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같은 국가 연구기관의 용역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꾸준하게 수주를 받고 계시는 비결은 어떤 것일까요?
일단은 예전에 연구소와 같이 개발을 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신뢰를 잘 쌓았던 것 같아요. 처음의 기회에서 쌓은 신뢰가 이렇게 쭉 이어지고, 또 그 신뢰 관계를 통해서 점점 더 다양하고 많은 수주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4년 이후로는 공공기관/연구소와의 관계가 조금 줄어들었는데, 그 전까지는 사실 타의반 자의반으로 그런 국가 연구소에 종속된 것처럼, 너무 연구소의 이런 저런 변화에 민감하게, 또 크게 영향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는 가능하면 그런 많은 변화 속에서도 저희 제이씨넷이 꾸준하게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자체 제품을 통해 최소한 50% 이상의 자생력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그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이씨넷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매뉴얼에 큰 공을 들이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업체들에 비해서 매뉴얼의 분량이 방대한 편이고, 각각의 제품 간에 유기적인 관계가 돋보이거든요.
한 제품을 사용하면서 같이 사용하면 좋을 제품을 구비해 놓는다던가 하는 점은 정말 뛰어난 것 같습니다.
라인업을 구성하시는 전략이 아주 좋다고 생각되는데.
저희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저도 그렇고 저희 연구소장님도 그렇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을 하다 보니 매뉴얼이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꼭 전공자가 아닌 경우도 많고, 전공자라고 해도 이런 제품들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생각이 있기에, 처음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항상 매뉴얼에 공을 많이 들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첫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10개 미만의 제품들을 가지고 운영했는데, 이런 제품들을 이용하면서 이 제품으로 또 어떤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어떤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도, 가격 경쟁을 위해서 동일한 기능으로만 만들지는 않습니다. 어떤 제품보다도 불편하지 않게, 편하게,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려고 고민하다 보니, 서로 연관된 제품으로 잘 이어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그럼 신상석 연구소장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디바이스마트 매거진 독자들에게 “너무 쉬운 아두이노 DIY” 강의 코너는
2015년 최고의 인기 코너였습니다. 벌써 1년의 6강의가 모두 끝났는데, 연구소장님의 소감은 어떠신가요.
신상석 연구소장님 : 먼저 부족한 제 강의를 국내 최대 전자부품 쇼핑몰인 디바이스마트에서 매거진을 통해 실어주신 덕분에, 저희는 독자 곁에 가까이 가서 알려드릴 수 있어서 좋았고, 제이씨넷도 많은 분들께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작성함에 있어서는 보고, 듣는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보려고 노력을 했고, 그래서 2달에 한 번이고, 내용도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원고 작성에 심혈을 많이 기울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독자들께서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은 작업이 되었습니다.
너무 쉬운 아두이노 DIY가 가장 좋았다는 애독자 엽서 |
제이씨넷은 대표님과 연구소장님께서 현재 카페 활동에 무척 많이 신경 쓰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업체들에 비해 매우 활발한데요.
신상석 연구소장님 : 지금 저희 임베디드홀릭 카페(http://cafe.naver.com/lazydigital)는 완전히 실시간 생중계 방송같은 곳입니다. 저도 그렇고 대표님도 그렇고 카페를 가만히 두지를 못하고 있어요. 대표님이 특히 빨리 빨리 답변을 달아주시는데, 아무래도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바로바로 꺼내시는 거라 답변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고 그런 지식의 공유 활동에 대해서 정말 적극적이시거든요.
전익성 대표님 : 사실 카페 활동은 저희 제품이랑은 상관없이, 2008년부터 우연히 알게된 ‘ㄷ’카페에서 정말 활발히 활동을 했고, 그 때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당시에는 카페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말 많이 활동했어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궁금해 하는지, 어디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어떤 사람들이 도움을 주는지 등 관심이 정말 많았고, 거의 중독되다시피 활동을 했어요. 지금 제가 운영을 하고 있는 카페에서 하는 활동보다도 훨씬 활발했죠. 저희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품을 만들고 나니까 아무래도 제품을 추천해 달라는 글에 답을 하는 것도 상업적인 의도로 비칠 수 있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까,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더라구요.
어쨌든 카페 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그런 소소한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고, 그런 사람들의 감사인사를 받을 때의 기쁨은 많이 활동해 본 사람 중 한 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보람이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열심히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던 시기를 떠올리며 항상 열심히 하고 있는거죠.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것 한 가지. 일반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신제품이 출시되면
그 제품이 인기를 얻기까지는 항상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제이씨넷의 제품들은 신기하게도 기다렸다는 듯이 잘 팔리고 있거든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게 우연인지, 정말로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희도 의문입니다. 나름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에는,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이런 제품이 시장에는 있는지, 있다면 그 제품에는 어떤 기능이 모자란 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하면서 제품을 만들다보니, 다행히도 반응도 괜찮고 출시되고도 금방 반응이 오는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그렇다고 엄청 잘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요. (웃음)
제이씨넷의 베스트셀러, ATmega128 AVR 기본 모듈 : JMOD-128-1 |
최근에는 개발, 제작에서 더 나아가, 직접 수입/판매를 하시는 유통까지 하고 계신데요. 개발도 하시고 사이트 운영도 하시는 것이 만만치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사실상 저희가 만드는 제품도 아니고, 가격도 저희보다 훨씬 싼 업체도 많고, 또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업체들도 생기고 있어서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사이트를 만들게 된 이유는, 저희가 카페에 강좌를 만든다거나, 연구소장님이 강의를 하시는 데 있어서 배우는 분들이 필요한 부품이나 상품들을 여기저기 링크를 걸어드리고 하는 것이 아무래도 번거롭기도 하고, 그 분들에게도 배송비나 기타 부담이 워낙 많아서 저희가 만드는 제품이 가격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저희 제품을 조금이나마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들을 알려드리거나 하는 용도로서 가장 의미있는 쇼핑몰이에요. 멀리 보면,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그렇게 메이커들이 모여서 이것도 저것도 만들어볼 수 있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오프라인 카페, 기술 카페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제이씨넷은 주로 ‘임베디드 시스템’과 ‘유·무선 통신 시스템’ 분야에서
꽤 오랜 시간 만족도 높은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앞으로 임베디드 시스템,
그리고 유·무선 통신 시스템 시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시장이야 당연히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업체들도 뛰어들고 생겨나고 할 것 같습니다. 저가 중국 제품들도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하구요. 그래서 시장이야 더 커질 것이라고 보지만, 시장이 성장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업체가 있을 것이라서 아마 쉽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 분야 외에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경기가 좋지 않은 것처럼 아무래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기본적인 부품들이 저가형 중국 제품으로도 대체 가능한 것도 많고 해서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 시장에서 활발하지 않고, 중국에도 없는 그런 분야를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작은 시장, 충돌이 적은 시장으로 나아가 볼까 하고 준비 중입니다.
신제품 카멜레온 DIY LED를 활용한 미니 간판 |
그렇다면 제이씨넷의 주력인 임베디드와 유무선 통신을 제외한 다른 시장들 중에서,
혹시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계신 시장은 어떤 분야인가요?
제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해서, 이 쪽 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전거들이 비싼 자전거는 지금도 정말 많은데, 자전거에 활용할 수 있는 적당한 악세사리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운동과 같이 사람이 실제로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관련이 있는 시장이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시장입니다. 물론 완전히 다른 시장은 아니라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이런 기술들을 토대로 할 수 있는, 적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쪽으로 생각 중입니다. 일종의 ‘전자 악세사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이씨넷, 그리고 제이씨넷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강점은 무엇가요?
다른 업체들도 물론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저희는 제품을 기획, 개발, 생산을 하는 것 외에도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한 제품인지”, “정말 실용성이 있는 제품인지” 등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합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되고자 하는 것이 저희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신경 쓰는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게 되는 과정이고, 그런 과정을 꼭 거쳐서 만들고 있습니다. 또 100% 전수검사를 거쳐서 출고되고 있어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이씨넷의 신제품 소식이 궁금합니다.
이번에도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고자 하는데서 출발 한 제품입니다. 최근에는 영상의 시대라서, 아무래도 비주얼적인 면이 많이 강조가 될 수 밖에 없는데요, 현재 시장에 있는 제품들은 국내에서는 거의 없고, 해외 제품들 중에서는 ‘a사’의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품들을 사용하다 보면 제일 불편한 것이 바로 납땜 이더라구요. 사용을 하려면 납땝을 해야하고, 연결을 하는 것에도 납땜이 필요하거든요.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데도 한계가 있구요. 그래서 저희는 거기에서 착안해서 “레고타입”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납땜을 하지 않고도 원하는 모양과 글자 등을 마음껏 만들어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저희도 기본 제품들을 50종류를 만들었지만, 이 제품들로 어떤 모양을 어떤 형태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사용자들의 상상력에 달려있어요. 그래서 그런 무궁무진함에 가장 많은 기대를 걸고 있고, 그런 상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전원 공급과 같은 충분한 확장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출시하도록 하겠습니다.(3월 현재 출시 완료) 많이 기대해주시고,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이씨넷의 신제품 ‘카멜레온 DIY LED’ 활용 예 |
마치며…
1년 간 아두이노 DIY 강의를 보며 느꼈던 꼼꼼함, 그리고 카페에 수없이 많이 달려있는 정성들이 제이씨넷의 제품에도 녹아있지는 않을까 하는 물음표를 가지고 시작했던 인터뷰는,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느낌표로 바뀌어갔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제이씨넷의 제품들과 제이씨넷이 쭉쭉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제이씨넷 탐방기를 마친다.